출처:http://www.occultist.co.kr/tt/occult/91
태평농법 창시자 이영문 선생
흙과 더불어 반백년…"나는 땅의 아들"
경남 진주에서도 1시간 정도를 더 가야 당도할 수 있는 사천 비토리. 농사짓는 양반이 사는 곳인지라 흙냄새 물씬 풍기는 너른 들판을 상상했지만, 도착하고 보니 코끝을 감도는 비릿내가 가득한 어촌 마을이다. 게다가 배 한척을 몰고 마중을 나와 기다리고 있는 시골 아저씨의 모습을 보니 잘 못 온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묘한 이질감이 발동한다. 출렁거리는 배에 몸을 맡기고 얼마나 갔을까…앞에는 어느새 푸르른 섬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선착장에 내려 풍광을 둘러보니 자그마한 섬이지만 온통 논밭이요 경작물 천지다. 이곳이 바로 농부 이영문 선생의 농사 왕국이었던 것이다.
농부들에게 있어서 가장 쉬울 것 같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화두는 ‘농사’가 아닐까? 마치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인생’이 뭔지 모르는 것처럼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일 것이다.
“흔히들 농사라고 하면 현재 만들어진 우량품종을 인위적으로 잘 길러서 수확하는 것을 얘기하는데, 저는 식물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서 수확을 하는 것이 바로 ‘농사’라고 생각해요. 무슨 말인고 하니 식물의 씨에는 무한한 생명력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험한 환경이라고 해도 뿌리를 내리고 강인하게 자라나요. 그래서 인위적으로 배양하고 옮겨 심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우리는 그저 식물이 뿌리내리고 자랄 환경만 만들어 주면 되는거지 자라는 것은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들 자라납니다. 자연 그대로 두는게 사실 농사짓는 법의 전부인 셈이죠. 저는 벼농사 지을 때 물도 안줘요. 땅도 갈지 않고요. 잡초가 무성하고 거미줄이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보면 그 논에서 자란 벼들이 병충해 없이 잘 자라죠. 그냥 놔두었기 때문이에요.”
좋은 품종을 잘 길러서 먹는 것이 당연한 줄로만 알고 있는 대다수 도시인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얘기는 계속 이어졌다.
“우량 품종을 접목 시켜서 좋은 과일을 만들어낸다는 것도 사실 어불성설입니다. 예를 들어 제주도에서 많이 나는 감귤 같은 것도 그냥 본래의 감귤 나무에서 자라는게 거의 없어요. 탱자나무에서 모두 자라나는 것들이죠. 사람이 간 이식 수술을 받는다고 하면 큰일났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왜 농작물이 접목 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어요. 사실 똑 같은 이치거든요. 사람이건 식물이건 제 모습 그대로 자라는게 제일 건강하고 싱싱한 것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반 백년을 땅 붙여가며 살아온 농부인지라 어투는 무뚝뚝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단순명료하게 가슴에 전해져 온다. 그래서 그런것일까? 이영문 선생이 얘기하는 땅에 관한 생각은 한층 더 호소력 있고 울림이 크다.
“많은 사람들이 땅을 어머니라고 얘기하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말로는 땅을 어머니라고 하는데 그 누구도, 심지어는 농사짓는 농부들 조차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땅을 갈아 엎는다는 것은 어머니를 발가벗기는 행위와 똑같습니다. 세상에 어느 자식이 자기 어머니 옷을 벗기겠습니까? 곡창지대인 호남 지역 농업사를 살펴보더라도 땅을 갈아 엎는 쟁기라는 도구를 역사적으로 찾아볼 수가 없어요. 그게 모두 다 일제 시대때 들어온 식민지 잔재물들입니다. 척박한 일본땅에서 농사짓던 걸 들여와서는 부엽토 많은 우리 풍성한 땅에 적용을 시켰으니 그게 제대로 농사가 지어지겠습니까? 어머니를 어머니 대접 해드려야 농사도 잘 되고 사람들도 편안해 지는 겁니다.”
자연의 이치를 터득하게 되면 세상 어느것에나 막힘이 없다는 선현의 말씀이 맞긴 맞나보다. 이영문 선생은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농사는 물론이요 전기, 기계, 풍수 까지 다양하게 꿰뚫고 전체적으로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특허를 낸 전기, 기계 관련 품목들이 수십종에 이르고 풍수에 따라 손수 지은 건물들이 섬 곳곳에 널려 있다. 태양열로 가는 배까지 만들었다니 이 정도면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몸소 실천하는 도사라 할 수 있다.
“자연이라 해서 거창하게 생각하실 필요가 없어요. 그냥 사람들과 동식물들이 항상 공생할 수 있는 터전이에요. 산에 가보면 입산금지라는 팻말들이 많이 붙어 있는걸 봤을겁니다. 사람이 있다고 해서 자연이 훼손되고 없다고 해서 지켜지는게 아니에요. 사람도 자연의 일부인데 강제로 막으면 쓰겠습니까?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해요. 내 스스로가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을 갖는다면 어느 누가 함부로 자연을 훼손하겠습니까? ‘나와 자연은 별개’라는 생각을 하니 당연히 그렇게 되는 것이고 더 나아가 같은 사람들끼리도 편을 가르고 ‘내가 잘낫네 네가 못났네’ 하는 것이죠. 공생 공존의식을 갖게 되면 자연보호도 저절로 되고 이웃 사랑도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위대한 자연의 본질이요 가르침이죠.”
그도 농부인지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FTA같은 무역협정들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연일 방송되는 뉴스를 보면서 뭔가 중요한 것이 빠진 채 본질을 빗겨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은 점점 깊어져만 간다.
“생산비가 가중되는 농업 기술을 배워왔으니 FTA니 뭐니 수입하지 말라고 그 난리들이죠. 세상 어느 나라가 수출만 하고 수입을 안 한다는 나라를 고운 시선으로 보겠습니까? 생산비를 줄이는 기법을 적용시켜서 우리도 떳떳하게 수출하는 농업력을 길러야 그것이 순리입니다. 강의 나가서도 그렇고 책을 쓸 때도 그렇고 제가 항상 말씀 드리는게 바로 이 부분입니다. 내 스스로 개발한 농사기법으로 사실 나만 잘 먹고 잘 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잘살면 마음이 편하나요 어디? 같이 잘 살아야죠.”
농사 중에 제일은 할머니들이 가꾸는 텃밭이라는 이영문 선생. 자그마한 공간에서 꽃도 피고 콩도 열리고 상추도 심고 고추와 깨들이 사이좋게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서 태평농법을 개발하게 됐다고 한다. 자연으로부터 주어진 능력과 환경 속에서 서로 싸우지 않고도 공존할 수 있는 세상. 이것이 그가 바라는 진정한 농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무경운 농법 즉 땅을 갈지 않고 농사를 짓는 방법을 이르는 말로써 미생물이 자연적으로 땅을 변화시키게 만드는 신개념 농법이다. 땅을 갈게 되면 땅속에 있던 잡초의 씨앗이 먼저 발아되어 작물을 자라지 못하게 하는데, 그 잡초를 없애기 위해서 그 위에 농약을 뿌리고 그 결과로 다양한 생물들이 죽게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영문 선생이 연구하여 완성시켰다. 태평농법을 적용시키면 한해에 각각 다른 작물로 3모작에서 6모작까지 할 수 있게 되어 농민들의 소득도 증가하게 된다.
'---농사비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모란 (식물) [목단, 목작약]의 효능 (0) | 2011.03.02 |
---|---|
[스크랩] 더덕재배기술-산채시험장 (0) | 2011.02.08 |
[스크랩] 매실.살구.자두 구별 완전 정복 (0) | 2009.12.09 |
[스크랩] 매실의 효능 (0) | 2009.12.09 |
[스크랩] 깻묵퇴비 및 깻묵액비 만드는 법 (0) | 2009.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