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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오동의 대나무 꽃

아침 9시에 출발하여 청도과원의 매실나무의 전정작업을 시작했으나 톱과 전지가위를 사용하는 수작업이라서 오후 3시까지 열심히 한다고 했으나 예상진도에 훨씬 못 미쳤다.다음 주에 하루 더 작업하기로 합의하고 3시 반에 단골식당 '벽오동'에서 점심 겸 저녁으로 돼지갈비 4인분에 된장찌개 3인분을 먹었다.후식으로 커피를 마시다가 창밖을 내다보니 예사로 보았던 오죽의 새파란 잎사이로 다소 지저분한 가느다란 흰 잎들이 모아진 뭉치가 가지의 곳곳에 달려있어 주인장에게 물었더니 '대나무꽃이 피었다'라고 하셔서 바로 사진으로 담았다.청도과원의 농사 때마다 점심이나 저녁을 먹었던 맛과 영양의 가성비가 제일의 특별한 식당 "벽오동"의 전경과 대나무꽃을 소개드린다

봄이 오는 소리

전국적으로 눈비가 사흘 내렸다.집 앞 삼각공원의 키다리 소나무 머리는 둠칫 둠칫 춤을 추며 비에 젖은 묵은 솔갈비를 털어내고 있다.앞마당의 정돈된 모란가지에는 붉그스레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쏘옥쏘옥 크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봄이 오는 소리도 들린다. 나흘 전에는 스프링쿨러를 가동시키느라고 보지 못했던 농원의 양지 바른곳에는 수선화와 상사화도 새순을 열심히 올리고 있다.수선화무리주위에 깻묵 발효거름을 놓아주었다.

항아리김치

지난해 12월 14일에 농원의 장대소나무 아래의 송근주 제조 후 생긴 구덩이에 항아리에 묻어서 발효시킨 김장김치를 김치냉장고로 옮겼다.당초계획은 6월에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전통주모임의 회원 여러분들(지하저장고 유경험자)께서 초여름까지 가면 김치가 과숙되어 초김치가 되고 그럴 경우, 씻어도 군내가 나기 때문에 먹을 수 없게 된다는 얘기를 듣고 일정을 당겨 김치냉장고로 옮겨 저장키로 했다.마침 김치통 3개가 비게 될 즈음에 실행에 옮겼다.현장에서 항아리 속에 보이는 김장무 한 개를 집어서 맛을 보니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심심한 청량감 있는 김장무로 숙성되어 있었다.김치국물에 식은 밥을 말아먹었던 어린 시절이 파노라마처럼 상기되었다. 한번 베어 먹을 때마다 스텐젓가락에 꽂힌 김장무가 뱅뱅 돌아버려 애를 ..

고드름

북극지방에서 내려온 영하 30도 내외의 찬 공기가 한반도 서해의 바닷물에서 피어오른 수증기를 습도 높은 무거운 눈으로 만들어 연 사흘 동안 내리고 있다.서해안 중부지방에 집중적으로 내린 눈으로 일부지역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나 남해안 지역은 극소량의 비만 질척이다가 영하의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고 동해안 은 극심한 건조주의보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해마다 반복되는 산불경보 방송에 농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스프링클러를 가동하는 작업이 유일하다.농원에 설치된 지하수 수도밸브 3곳에 연결된 스프링클러 4개를 가동하여 소나무 전지작업에서 발생한 가지와 갈피더미를 적셔주고 농막주위의 바싹 마른 언덕의 습기도 더해주어야 한다.수도관 밸브를 녹이는 요령과 영하의 날씨에 관수작업 후 호스 속의 물을 빼내는 일도 수월..

25년 전통주 연찬회

년간 계획에 따라 첫 연찬회를 성산구 귀산동에 위치하는 한식식당인 성산옥에서 가졌다.11명의 회원 중 7명이 참석했다.식당요리 내용은 어복쟁반(한우수육+배추, 목이버섯), 한우육회비빔밥, 평양냉면을 주식으로 간결한 식탁이 차려졌고 나라형편을 감안해서 품평주(도화주) 평가는 생략하고 식당에서 제공한 오미자차로 새해 이명주를 대신했다.도화주 삼양주는 작은 생수병에 담겨져 참석회원 여러분에게 각 1병씩 배분되었다.첫 해돋이를 하면서 새날을 열었지만 지난 해 연말에 벌어진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나고 불행한 사건 두 개가 연이어 발생했다.

뽕나무 전지작업

의령군 정곡면의 아로니아밭 뽕나무 전지작업을 끝냈다.뽕나무는 가지발생이나 오디열매 결실이 왕성하기 때문에 가을에 낙엽이 질 무렵이면 해마다 강전지를 해주었지만 올여름의 끔찍한 여름 폭염에 지쳐서 아로니아 열매를 수확한 후에도 제대로 마무리를 못했고 성탄절 공휴일에야 짬을 낼 수 있었다.아로니아 나무에는 덩굴잡초가 우세하게 점령하고 있어 아로니아나무를 옳게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다.빠른 시간 내 잡초를 제거하고 부직포 멀칭이 필요하다.전지 된 가지들은 예전과 같이 뽕나무아래에 차곡차곡 쌓으면서 작업했다.밭 입구의 팽나무 삭정이가지와 밀식한 대나무의 일부도 잘라서 정돈해 주었다.

24년도 전통주 연찬회 결산

올해 연찬회는 총계획 횟수 12회 대비 8회 개최되었고 23년에 시작하고 7월 27일에 완성한 송근주를 성공리에 채주한 실적을 거두었으나 기후변화에 기인한 끔찍한 여름날씨로 일부 회원의 결석 또는 병원치료 등으로 연찬활동이 주춤거렸던 적도 있었다.모임의 정원 11명 중 전통주 전문가이신 지도선생님을 비롯하여 한우 품종개량 전문가, 증권회사 부장출신의 주식전문가, 방산업체 대표, 보험회사 직원, 박사학위의 요리학원장, 자수전문가와 '전통주는 어렵다'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시지 않고 매월 전통주를 제조하여 시음해 달라는 총무님의 열렬한 협조와 회원 여러분의 지원으로 우리의 모임이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있다.연찬회가 열렸던 장소와 주요 장면을 날짜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4년 1월 22일(월). 창원시..

조경소나무 전지작업

11월 12일부터 시작된 조경소나무 전지작업을 끝냈다.하루 전지작업량이 소나무성장률에 반비례하니 기껏 애를 써봐도 2~3그루 정도에 불과하고 삼발이 사다리를 옮겨가며 소나무를 오르내릴려니 전지후 제거된 낱개 잔가지들은 소나무밑에 그냥 버려두고 나중에 한꺼번에 쇠스랑으로 긁어모을 수밖에 없었다.긁어모으고 농원 대문의 공터에 쌓는 작업에는 사흘 동안 둘째의 도움까지 받았다.매년 겨울초입에 정기적으로 하는 전지작업이라서 제법 익숙해졌지만 세월이 거듭될수록 육체적인 한계가 느껴지기 일쑤다.그래도 아침이 되면 소나무의 수형이 눈앞에 어른거리고 송진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는 것 같아 바쁜 일이 없으면 바로 농원으로 찾아드는 것이 하루의 일과처럼 반복되고 있다.내일부터 내년 5월까지 산불예방을 위해 스프링클러를 가동하여..

고양이와 오리발

현재 농원 주변의 들고양이는 노란 털의 어른고양이 3마리와 올해 태어난 애기고양이 3마리가 농막 주변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성숙한 개체는 농원의 숲에서 보금자리를 틀고 있는 딱새, 박새, 참새류 등의 둥지를 공격하여 알을 섭취하거나 야간에는 눈이 멀어 꼼작하지 못하는 개체를 직접 잡아먹은 후 희생된 깃털만 남겨놓고 사라진다.며칠 전에는 농막온실에서 제법 몸집이 큰 견갑골에 노란색의 오른쪽 다리가 연결된 사체가 발견되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목부분의 깃털 몇 개만 달려있고 뼈에는 살점이 조금도 남아있지 않았다.어쩌는가 보기 위해 그대로 두었더니 이틀 후 다리 부분의 살점이 뜯긴 흔적이 있는 것 보아 추측건대 젖을 뗀 애기고양이의 먹이공급 또는 생존본능을 훈련시킬 목적의 도구로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희생된 사..

2차 김장

지난 12월 4일에 강원도산 배추 10 포기를 구해 소금절임 후 갈치속젓과 새우젓을 혼합한 태양초 고춧가루로 양념한 1차 김장을 하였으나, 열흘 후 계획에 없었던 2차 김장을 또 했다.김치냉장고 공간이 항상 부족하다가 농원에서 송근주를 숙성시켰던 술독이 차지했던 땅밑의 공간이 김장김치의 자연냉장고 역할이 가능하지 않겠냐고 동업자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대번에 실행된 것이다.강원도산 배추는 이미 품절되었기에 김해산 배추 10 포기를 구입하고 소금 간 절임하고 양념 만들고 하는 기본적인 노동은 생각 발견자인 동업자가 일사천리로 준비하였으나 김장독 묻을 구덩이와 빗물고랑 파기와 운반하는 모든 일은 열심히 도와드릴 수밖에 없다.농원의 김장독 묻는 일을 마치고 마금산온천에서 온천욕을 한 후 자연산 고딩 들깨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