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은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 개방이라는 대세 앞에 우리 농업인 들은 세계 각국의 농산물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가운데 자신만의 기술을 개발, 분재와 조경수를 연구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 중인 젊은 농업인이 있다.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차별화된 기술, 지역에 맞는 품종 발굴 등으로 고소득 농가로 자리 잡은 강릉 <그린랜드>의 손주희 대표다.
미련 없이 선택한 자신의 길.
제2의 도약을 위한 도전 17년 전 맨몸으로 현재의 위치에 자리 잡은 손주희(36) 대표는 5000여 평의 농지를 임차해 분재농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소나무, 철쭉, 단풍나무 등 지역에 산재한 다양한 분재 소재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 현재 연 매출 10억여 원, 순수익 3억여 원을 올리는 고소득 농가로 성장했다. 평소 식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던 손 대표는 중학교 수학여행 중 삼성에버랜드에 전시돼 있는 분재를 보고 자신의 길을 선택했다. 손 대표는 중학교 졸업 후 전국에서 유일하게 분재를 배울 수 있는 여주 자영농업고에 진학하고 고교 졸업 후 본격적으로 분재산업에 뛰어들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되면 환경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식물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인간과 식물이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되기 때문에 분재산업 역시 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손 대표는 이후 분재, 조경사업, 수정분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일에 매달렸다. 같은 소재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심어보고 여러 가지 분재 묘목으로 탈바꿈시켰으며, 교잡, 접목 등을 통해 새로운 품종 개발에 주력했다. 또 철쭉류,조팝나무, 지피식물을 위주로 강릉 지역의 환경에 맞는 녹지식물 개발에 전력,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특히 내한성이 강한 수종을 개발하고 한 나무에 5개 색상의 꽃이 피는 조경수를 보급 및 활성화하는 등 녹지공간을 아름답게 할 수 있는 조경 분야의 선두주자라는 평을 받기에 이르렀다.분재산업 저변확대를 위한 <그린랜드>만의 노력도 주목을 끈다. 손 대표는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분재 조경에 필요한 식물을 소개해 주는 것은 물론 원하는 단체가 있으면 언제든지 초청, 견학 기회를 제공한다. 분재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곳에는 무료 강의도 마다하지 않는다. 견학 방문을 통해 <그린랜드>를찾은 고객들은 분재 만드는 기술을 비롯해 분갈이, 식물 키우는 방법 등을 익히게 돼 자연스럽게 분재 인구 저변확대라는 효과를 거둔다.
해외 수출에도 눈을 돌려 일본이 주도 중인 분재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2001년 7월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으로 선진지 견학을 실시, 우리나라에서 생산 가능한 해송, 단풍, 개량느릅나무 등이 높은 가격에 팔리는 것을 보고 외국인이 좋아하는 분재소재를 개발, 2003년 해송, 단풍나무 등 2만 본, 8000여만 원을 처녀 수출한 후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간다.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분재 수출이 시작된 시기를 70년대 후반으로 본다. 그러나 당시는 시험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본격적인 분재 수출이 이뤄진 시기는 1989년부터. 국내 소비시장에 한계를 느낀 분재업자들이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과 미국을 주요 수출 대상국으로 삼아 수출 길 개척에 나서며 본격화 됐다.
분재의 해외수출성공
정부 차원의 묘목 수출 농가 육성 및 지원 절실 손 대표는 세계 분재 수출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는 품질과 신용이라고 단언한다. 우리나라에서 수출하는 분재는 작품성에 따라 한 그루에 3달러에서 3000달러까지 받고 있는데 작품성과 가격대를 조화시켜 한 그루당 100~200달러 수준의 분재를 주력상품으로 개발해 수출한다. 그러나 수출 강화를 위한 개선점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의 분재 수출 시장이 유망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지만 일본 등 나무 수출 선진국에 비해 정부 차원의 묘목 수출농가 육성 및 지원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17년 전 농업도 비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분재를 선택, 지금까지 한길에만 매진해 온 결과 일정 부분 목표를 이뤄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 더 거대한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른 사람들의 벤치마킹 모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은 하나의 과정일 뿐입니다. 자만은 폐농의 지름길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연구개발에 주력하겠습니다.”
손 대표가 분재기술 개발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차별화 전략이다.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품종 개발을 통해 <그린랜드>만의 독특한 분재 상품을 선보임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차별화가 곧 경쟁력
멈출 수 없는 목표, 관광농원 조성 “차별화는 허황된 생각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것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항상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져야 합니다.”손 대표가 분재 농업에 뛰어든 이후 지금까지 가슴에 새겨두고 있는 지론이다. 또 국가가 권장하는 사업이나 대중에게 소개된 기술, 품종은 함부로 손대지 않는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너도나도 뛰어들게 되고 이는 과잉생산, 가격폭락으로 이어져 농업인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책 속의 지식, 학교에서의 지식은 누구나 아는 것이기 때문에 무작정 따르기보다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분야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충분한 조사 분석, 준비 또한 손 대표의 성공 요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일본과 유럽 등 외국의 성공사례를 분석하고 우리 환경에 맞도록 벤치마킹 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은 점은 드러나지 않은 그만의 노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의 분재 흐름을 파악해 앞으로의 분재 소재를 어떠한 것으로 어떻게 재배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충분한 지식을 갖추기 위해 늦깎이로 대학에 입학, 조경학을 공부하는 등의 끊임없는 자기계발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17년 전 감자를 심는 밭을 빌려 해송을 심을 때는 주변 사람들이‘천지에 널린 게 소나무인데 감자 잘되는 밭에 소나무를 심고 있다’고 하며 미친놈이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습니다. 또 해송을 밭에 심을 때 묘목을 단순하게 심은 것이 아니라 분재의 용도에 맞게 근상(뿌리를 드러나게 하는 방법)해 심었으니 오죽했겠습니까. 그러나 단기간에 좋은 분재 소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재배 방법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주위의 시선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열매가 겨울에도 떨어지지 않고 오래 달려있어 관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수종 개발, 일본에서 들여온 상록성 철쭉류의 품종들을 고급 조경수로 재배해낸 점 등은 15년 이상 연구하고 찾아내 겨우 활성화한 것이다. 이런 고급 철쭉류 들은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철쭉류에 비해 5~10배의 가격 차이를 보이지만 식재후의 관상적 가치는 그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앞으로 고급 조경에서 이런 품종들은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되며 현재도 조경 분야 관계자들의 각광을 받는다.손주희 대표는 앞으로 관광농원 조성이라는 원대한 목표에 도전장을 던졌다. 손 대표가 계획하는 관광농원은 단순한 농원이 아니라 도시민과 외국인들이 찾아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관광농원에는 세계 각 나라의 조경식물, 분재, 새로운 지피식 물류를 전시, 수목원을 능가하는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이를 위한 1단계 준비작업으로 자신이 만들어 낸 분재 생산품을 직판할 수 있는 직판장을 마련, 오픈을 눈앞에 두었다. 강릉시 죽헌동에 마련된 직판장은 농업인 들도 단순히 재배에만 그치지 않고 3차 서비스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을 담고 있다.
또 현재 농원 명칭 <그린랜드>를‘에코피아(Ecopia)’로 변경, 제2의 도약을 시도할 계획이다. Ecology와 Utopia의 합성어인‘에코피아(Ecopia)’는‘생태환경의 천국’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식물을 사랑하는, 그래서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손 대표는‘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자연환경 조성’이라는 자신의 꿈을 차근차근 실현 중이다. 또 자신의 기술로 재배한 꽃들로 관광도시인 강릉의 경관을 조성,‘ 꽃으로 덮인 강릉’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관광농원이 활성화되지 않은 원인은 농업인들이 준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한 것 때문입니다.현재의 준비단계가 끝나면 관광농원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현재도 남들은 어느 정도 성공을 이뤘다고 말하지만 관광농원 조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만 진정한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광농원이라는 목표를 이룰 때까지 꾸준히 노력할 뿐입니다.이후 생태도시 조성에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젊은 분재 농업인 손 대표는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린다.
젋은 분재 농업인의 꿈을 향한 도전
대표자: 구정 그린랜드 손주희 대표 주소: 강릉시 구정면 금광리 주요작목: 분재(철쭉류, 조팝나무, 지피식물) 매출 및 시설 규모: 시설 5000평, 연매출 10억여 원 특징: 붖내의 해외시장 개척. 분재 생산품 직판장 운영. 상록성 철쭉류의 품종을 고급 조경수로 개발 재배 등 다양한 분재기술 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