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닭 중병아리들을 들여놓은 후 물과 사료를 챙겨 주는 일이 하나 늘었다.
닭장 문을 열면 마당으로 제일 먼저 튀어나오는 놈은 언제나 강쇠가 일등이다.
강쇠는 뚜렷한 수컷의 성징(性徵)을 나타내는 새빨간 벼슬을 달고 있는 수평아리의 별명이다.
마당에 방사되는 첫날부터 여섯마리 암평아리의 군기(?)를 잡으려 드는 항상 덤벙대는 이놈에게 어떤 상호 교감도 없이 그냥 생각 키는 대로 이름표를 붙여 주었다.
강쇠는 소나무 그림자가 있는 곳에 억센 갈퀴발로 흙을 헤쳐 시원한 흙구덩이를 만들어 제 몸의 열기를 식히는 꾀보 짓을 하는 가하면 불현듯 암평아리 흙 둥지 속에 억지로 끼여 들어가는 깡패짓도 서슴지 않는 무법자이기도 하다.
항상 눈빛을 번득거리며 두리번거리는 생김새를 보면 약탈자의 냄새를 강하게 풍긴다.
이놈의 얄미운 짓이 예사롭지 않아 벌써부터 농원에 출입하는 여러사람의 시선을 끄는 것이 앞으로 많은 얘깃거리를 만들어 줄 것 같은 감(?)이 생기게 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