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름휴가 사흘간은 찜통 날씨 속에서 여행은 엄두도 못 내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농원을 오가며 보낼 수밖에 없었다.
농원에서도 밭일은 고사하고 땡볕에 말라 비틀어 지는 약초 모종에 스프링클러를 돌려주거나 구석진 곳의 씨앗 발아된 약초에 물조리개 급수만 겨우 해 줄 정도의 일에도 금방 땀으로 범벅이 돼 버린다.
다행히 급수 시설이 되어 있어 큰 피해는 없지만 경남 일원의 강우량은 예년의 6 %에 불과해 40여 년 만의 강우량 급감에 산과 바다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그래도 더덕밭에는 어김없이 계절에 맞추어 한창 꽃이 피고 있다.
긴 넝쿨이 서로 엉켜서 큰 덤불을 만든 곳곳에 종모양의 더덕꽃이 아래로 향한 모습으로 피고 있다.
길게 뻗은 넝쿨이 인근의 좀작살나무의 꽃봉오리 가지까지 번져서 꽃이 피어 있다.
더덕꽃은 좀작살나무의 꽃봉오리에게 '가을이 오고 있어! 너도 서둘러야 해!'하고 속삭이는 듯 하다.
오늘은 입추(立秋)의 절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