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지 절기쯤에 감자를 수확해서 식구끼리 며칠 동안 주전 주리를 한 좋은 추억을 더듬으면서 씨감자를 구멍 속에 던져 넣었다. 이 씨감자는 종묘상에서 구입한 것이 아니라 작년 감자의 자손이다. 감자를 수확하고 김장 무우씨를 바로 파종한 후 초겨울에 무를 수확하면서 보니 여기저기서 애기 주먹만 한 싱싱한 감자가 뒤늦게 보이는 것이 아닌가? 감자 캐기가 부실하였던 것이다. 이삭 줍듯이 한 개 두 개 모아보니 그 수가 제법 되기에 온실 속의 나무난로의 재를 모아두었다가 그 속에 파묻어 겨울나기를 마친 씨감자이다. 무를 뽑은 이랑에 구멍 내는 기구로 가볍게 씨감자 구멍을 내고 하나씩 묻어 주면서 올해 하지의 주전부리 감으로 활착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