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2

가을비속의 농원 나들이

오늘은 농업인의 날이다. 농업이 국민 경제의 바탕임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자부심을 키우며 그 노고를 위로하기 위하여 제정한 우리나라의 공식 기념일이다. 일요일이어서인지 언론에서도 조용하다. 어젯밤 가을비는 오늘 아침까지 추적거리며 쉬지 않고 내리다가 정오쯤 비가 그치고 있다. 비 맞은 가을꽃들이 궁금하다며 동업자는 농원 나들이를 고집한다. 필자는 내심 철새의 귀환이 더 궁금하였기에 군말 않고 카메라 채비를 하고 동업자를 뒤따른다. 골격만 세운 닭장, 허수아비 그리고 며칠 전 장난기로 만든 천하대장군 조형물 등 보여줄 것이 많다. 다시 가을비가 내릴 때까지 한참 동안 그렇게 농원에서 놀다가 비를 맞으며 주남저수지에 돌아온 철새를 만나러 갔다.

가을꽃밭

가을꽃 하면 국화가 으뜸이다. 통합 창원시의 마산구에서는 가을국화축제가 한창이라던데 시간이 허락지 않아 가보지 못하고 있다. 농원에도 가을꽃 국화가 피기 시작하고 있다. 늦여름에 전성기를 구가하던 메리골드도 마지막 온 힘을 다해 검붉은 색깔을 뽐내고 있고 윗집 전원주택에서 이식한 벌개미취는 보라색 꽃잎이 아직도 싱싱하다. 봄이면 끊임없이 발근작업을 했음에도 숨어서 속성 줄기를 올린 개옻나무잎은 발갛게 가을 단풍이 물들었다. 씨앗을 구입하여 파종한 맨드라미는 여태껏 멀쩡하지만 코스모스, 과꽃, 노란 꽃 분홍색 분꽃은 이미 스러져 자취도 없다. 가을국화는 서리에는끄덕없고 살얼음이 피는 초겨울까지 따스하게 농원을 밝혀 줄 것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