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이 긴 여름에는 별 불편을 느끼지 못하다가 해가 짧은 겨울이 되니 농원이 어두워지고 난 후에 내려올 때가 많다. 한 일이 얼마 되지 않아도 조금만 얼쩡거리다 보면 어두워지다가 금방 발밑이 깜깜해 지기가 일쑤이다. 청도 과수원에서 쓰지 않고 있는 헌 외등을 농원에 옮겨달았다. 외등을 그냥 소나무에 얽어 달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외등 보조판을 고안하였는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서각용 향나무 건조목 중에서 터져서 못쓰게 된 폐품을 골라서 네 귀퉁이에 구멍을 뚫고 철제 타이(tie)로 꿰어서 소나무에 고정하는 방법이다. 달아 놓고 보니 바람이나 태풍이 불어도 끄덕없을 것 같고 소나무에 조명 효과까지 연출되어 농원이 훨씬 아늑해졌다. 외선용 전깃줄과 철재 타이만 구입하고 나머지는 재활용하니 값싼 비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