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을 심은 지 50 여일이 지나면서 지황은 새싹이 돋자마자 꽃대를 올리고 그대로 꽃이 폈다. 다른 약초 모종들은 싱싱한 새싹이 나오고 키부터 키우는데 생뚱맞게 꽃부터 폈다. 조경수 위주로 농사경험을 쌓고 있는 필자의 생각은 우리 밭의 환경이 지황에게는 맞지 않은 것 같다. 악조건에서 자라는 초본, 목본류들은 생육조건이 적합하지 않으면 종의 번식을 위해 씨앗을 맺는 생육환경으로 제 몸을 적응시키려 하는 본능을 보이기 때문이다. 자세한 사정을 모르지만 작은 몸체에 두 잎이 나고 바로 꽃봉오리 여러 개를 올리는 사연이 여간 안타깝지 않다. 무언가 제대로 좀 해주어야 될 것 같은데 그 방법을 모르니 답답할 뿐이다. 잎이나 줄기에는 하얀 솜털이 빼곡하고 꽃봉오리에도 온통 솜털 투성이인 자주색 꽃이 폈다. 할미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