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을 만들면서 소나무밭에는 이맘때쯤 어김없이 청설모가 등장한다. 작년의 경우 가을 바람이 선선할 때 소나무 꼭대기를 날아다니면서 솔방울을 까먹고서는 빈 껍질을 소복하게 버려 놓았던 그놈이 분명하다. 어디서 월동을 하고 이렇게 일찍 농원에 다시 나타날 수 있었는가는 알 수 없지만 별로 이쁘지는 않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다소 혐오스러운 몰골을 가지고 있는 놈의 등장이 썩 반갑지는 않다. 급하게 숲속에서 뛰어 오더니 뽀로로 연못으로 달려가 목을 축이는 꼬락서니가 갑자기 안쓰러워서 몇 장 디카로 담아 보았다. 농원을 찾아 온 손님(?) 대접을 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