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모 2

청설모

일전에 한번 소개드린 청설모가 일요일 새벽녘에 다시 농원을 방문하였다. 대담하게도 온실앞까지 진출하는 것을 보니 마치 제집 드나들듯 하는 것 같다. 그전의 개체인지 그 가족인지는 알 수 없으나 소나무의 새순을 잘라 놓거나 토마토나 고추 등에게 이빨 자국을 남기는 놈으로 지목하고 있던 터라 청설모 개체의 출현이 이를 증거 하는 것 같아 썩 반갑지만은 않다. 농원의 돌복숭아 나무아래서 낙과된 덜 익은 복숭아 하나를 입에 물고는 바로 소나무로 뛰어 올라가 야금야금 얄밉게 먹는 꼴이 더욱 마음에 들지 않는다.

청솔모와 겨울 철새

며칠 전 농원의 오솔길 바닥에 솔방울 껍질이 어지러 히 널브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언뜻 다람쥐를 생각 내고는 솔방울 꼬투리를 주워 모아 사진을 찍어 두었는데 오늘 보니 시커먼 개체 하나가 연못에서 물을 먹고는 부리나케 소나무를 오르는 놈은 다름 아닌 청설모다. 동작이 어찌나 빠른지 허리춤의 디카를 꺼내기도 전에 이솔 가지에서 저 솔가지로 날아다니듯이 옮겨 다닌다. 날도 저물어 자세한 모습이 찍히지는 않았으나 청설모로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것 같다. 출현 빈도로 보아 토박이임이 분명한데 이놈들은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고 하니 올겨울 내내 동태를 지켜볼 일이다. 농원을 벗어나니 추수가 끝난 빈 들판에는 겨울철새들이 떨어진 알곡을 찾아 날아들고 있다. 이제부터 주남저수지는 본격적인 겨울 철새들의 낙원으로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