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2

가을비속의 농원 나들이

오늘은 농업인의 날이다. 농업이 국민 경제의 바탕임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자부심을 키우며 그 노고를 위로하기 위하여 제정한 우리나라의 공식 기념일이다. 일요일이어서인지 언론에서도 조용하다. 어젯밤 가을비는 오늘 아침까지 추적거리며 쉬지 않고 내리다가 정오쯤 비가 그치고 있다. 비 맞은 가을꽃들이 궁금하다며 동업자는 농원 나들이를 고집한다. 필자는 내심 철새의 귀환이 더 궁금하였기에 군말 않고 카메라 채비를 하고 동업자를 뒤따른다. 골격만 세운 닭장, 허수아비 그리고 며칠 전 장난기로 만든 천하대장군 조형물 등 보여줄 것이 많다. 다시 가을비가 내릴 때까지 한참 동안 그렇게 농원에서 놀다가 비를 맞으며 주남저수지에 돌아온 철새를 만나러 갔다.

허수아비

가뭄 끝에 장마가 시작되었지만 사나흘 소나기를 퍼 붇더니 다시 뙤약볕이 내리쬐고 있다. 서늘한 새벽에 낫질이라도 해 볼양으로 농원에 도착해 보니 농원은 새들의 천국이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작은 새, 큰새가 마치 동물원의 새장 안처럼 정신없이 지저귀며 날아다니느라고 북새통이다. 조경수 밭에도, 주전부리로 심어 놓은 대추토마토와 고구마 밭에도, 잡초 천지로 변해 있는 지라 어디서부터 낫질을 할까 꾀를 내면서 이곳저곳을 들러 보는데 대가리에 작은 깃털을 걷추세운 어른 팔뚝 길이만 한 검은 새가 아로니아 밭에서 훌쩍 날아오르면서 필자를 놀라게 한다. 아로니아 열매가 나무 밑에 흩어 저 있는 것을 보니 열심히 따먹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눈에 특효가 있다'라고 해서 애지중지 관리하고 있는 약초나무 열매를 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