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과 연꽃

애기 개구리와 뜬잎

왼다리베드로 2011. 7. 24. 21:49

연밭에는 언제나 개구리가 있다.

당연히 연못은 개구리의 세상인 것이다.

우리 농원에도 개굴개굴 비가 오면 엄마 무덤이 뭉그러질까 염려하는 개구리울음소리가 요란하다.

살아생전 효도를 열심히 할 것이지,,,개구리못지 않은 필자의 심정이다.

 

야생화 사진 촬영에 열중하다 얼핏 시선이 연못으로 갔는데 뜬잎위에,,,

그곳에 애기 개구리 한 마리가 있다.

 

뒷다리가 나온 올챙이가 무리를 짓더니 어느새,,,

그 넘 중에 1등으로 뜬잎에 올라앉은 놈이 눈에 띈 것이다.

아주 작은 몸을 가진 놈이  형체는 온전한 것 같다.

연꽃의 뜬잎에 올라 앉은  것이

천만다행이란 듯 힘겨운 듯 움직일 줄 모른다.

 

일기예보에도 없는 소나기가 시원하게 따른다.

개구리와 필자는 그렇게 잠시 그렇게 비만 맞으면서

그대로 있었다.

 

(물 위로 올라오느라고 고생했어 ,,,)

(맑은 공기를 마시니 너의 허파는 매우 행복하지?)

 

(축하해! 애기 개구리!)

(맑은 공기가 참 좋지 않니?)

(,,,,,,)

 

(하지만 조심해!)

(더 작은 고난이 너를 기다릴지 몰라,,,)

(고생 끝 행복 시작이 아니라)

(행복 끝 고생 시작일지도 모르지,,, 너의 개구리 蛙生이 ,,,,)

(하지만 잘 참고,, 천적도 잘 피하고,, 요령껏  잘 살아남길 바라! )

(최후에 살아남는 놈이 최고 강자라는 것 너도 잘 알지! )

 

내 농원에는 네가 염려하는 천적 따윈 없어,,,

 

(날아다니는 까치라면 모를까?)

(까치가 길조가 아니라는 것은 세상사 모두가 아는 사실인 것 알지?)

(까치가 아무리 술수를 부린다 하더라도 너의 영롱한 두 눈은 사방팔방  꿰뚫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아니라면 조심하시게!)

(박쥐를 위시하여 날 짐승은  절대 믿으면 안 되는 거,,,)

( 알지!)

(철새는 더  조심해야 돼,,,, )

(우리 농원에도 쇠기러기, 고니를 비롯한 겨울철새가 10월쯤이면 날아오게 되어 있지.)

(어김없이 왔다가 어김없이 떠나가는 철새의 습성)

(사랑을 알지 못하는 목석같은 철새들이지,,,)

(그러거나 말거나 ,,,)

(아마,,,)

(그때 너희들은  땅속 깊숙이 숨어  들어가 冬眠에 들겠지,,,)

(그때까지만 조심하시게)

 

개구리나 인생이나 똑같이 삶이란 것이 참 단순하고 너무 쉬운 것 같아

(하다가 안 되면 언제나 차선책이 있기 마련)

(때맞추어 또 실패하면,,,)

(잠수를 타면 되지,,, 네가 동면에 들어가듯이,,,)

(그렇게)

 

(그럼 내년을 기약하지 ,,,)

(잘 살아 남아!)

(언제나 개굴개굴하면 네놈으로 알아듣을게)

 

(나는 구구 팔팔이 삼사 할 때까지   살아남아 니 후손을 반겨 줄게. 약속하지,,,^^)

 

 

제초작업을 위해 농원으로 방문한 고교 동창과 더불어 점심때 나눈 막걸리에 취해  감상적이었나?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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