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삶터,쉼터

농원의 새아침

왼다리베드로 2013. 1. 1. 13:20

동해안 일부와 독도 제주도에서만 해맞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구름 속에서 떠오르는 새해의 해맞이일 망정 가자고 고집을 부려 농원으로 여명 속의 새벽길을 달려갔다.

온실 속의 나무난로에 불을 지피고 구울 고구마를 은박지에 싸는 동안 동이 트고 있다.

 

동이 트는 산에 붉은 해가 빼꼼히 내민다.

불타는 새해가 조금씩 솟아 오르고 있다.

동업자와 둘째는 이구동성으로 아! 하고 탄성을 지른다.

 

가슴이 금방 뜨거워 지는 것을 느낀다.

해는 완전히 결빙된 저수지 수면을 거울삼아

또 하나의 붉은 해를 길게 늘어 뜨리고 있다.

 

예년과 달리 잘 결빙된 저수지 효과가 붉은 해를 두 개로 만든 것이다.

하늘에는 쇠기러기떼가 붉은 해에 취해 어지러히 날아오르고

붉은 해는 하늘로 높이 솟아 올라 버린다.

 

뜻밖의 가슴 벅찬 해맞이를 하고 난로 속의 군고구마로 주전부리를 마친 소감은 두고두고 잊히지 않을 새해 첫새벽의 행운이었다. 손발은 시린데 가슴은 벅차오르는 이 순간은 생애 처음이라는 둘째의 소감도 좋은 추억거리로 새겨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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