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5

봄비의 힘

봄비의 위력은 대단하다. 창원지방의 오늘 날씨는 초여름 날씨 수준이라서 그런지 온 농원이 봄기운에 흠뻑 빠져있다. 탱탱 부푼 벚꽃 꽃망울은 만개되었고 비탈에 심긴 또 한그루의 명자꽃은 뒤늦게 만발이다. 검붉은 꽃잎에 노란 수술들이 대비되어 더욱 농염하다. 히어리의 노란꽃차례는 이제 색깔이 퇴색되어 끝물이고 개나리의 노란빛 봄은 봄바람의 훈풍에 기고만장하게 흔들거리고 있다. 내일은 전국이 또 봄비 소식이고 경남 일원은 40 밀리미터 내외로서 엊그제 강우량에는 못 미치지만 봄 농사를 준비하시는 농업인 여러분께는 단비 같은 희소식이다. 봄비의 힘이 대지를 깨우고 있다.

봄꽃 소식

농원의 명자나무 두 그루에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다. 개나리, 히어리, 벚꽃 다음이 명자나무 차례다. 지난겨울의 엄동설한에 얼어 죽지 않고 순서대로 봄을 알린다고 바쁘다. 사진 1 반송이 심긴 비탈에 서있는 명자나무 개화. 사진 2 온실 옆의 명자나무 꽃. 사진 3 우리나라의 희귀종으로 농원에서 제일 먼저 꽃소식을 전하고 있다. 3월 9일 개화. 사진 4 개나리가 만개한 모습. 3월 19일 촬영.

이상기온

11월 중에 가을비가 이렇게 추적거린 적은 별로 없다. 게다가 기온까지 봄 날씨다. 농원의 개나리가 색 바랜 이파리를 단 채로 노란 꽃이 피었다. 화분 속의 여름꽃 문주란도 짧은 목을 내밀더니 하얀 꽃이 피어 버렸다. 이 무슨 얄궂은 조화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지역 방송의 티브이 화면에서는 서부 경남의 명품 산청곶감이 가을비에 곰팡이가 핀 채로 건조대에서 줄줄 흘러내리고 있다. 내년 설 대목을 기다리는 농업인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이상 기온을 탓하면서 그냥 쳐다보기에는 너무 민망하다. 하나뿐인 지구, 우리 후손에게 빌려온 자연이 자꾸 망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삽목을 시작하며

소나무 그늘 밑에 삽 목장을 마련하고 삽목을 시작하였다. 농원의 윗집 전원주택 주인께서 주신 향기 나는 사철나무를 위시하여 아로니아 블렉초코베리,보리똥,보통 사철나무, 눈향나무, 주목, 회양목, 동백 등이 그것이다. 전문적으로 삽목을 배운 것이 아니라 무작정 삽목을 시작한 것이다. 사년전 함안 밭에서 비닐 멀칭 한 이랑에 그냥 꽂아본 보통 사철나무, 보리수나무, 향나무, 수양버들, 개나리 등을 대량 번식시켜 본 것이 유일한 경험일 뿐이다. 삽목 초보자를 위한 전문서적에는 일년 전의 새로운 가지를 삽목으로 해야 '성공확률이 높아진다'라고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