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불볕더위가 처분되는 처서(處暑)이다. 집 앞 공원에서 줄기차게 울어대던 매미소리가 갑자기 멎는다. 하늘이 컴컴해지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마당 한편에서 발견된 매미 껍데기가 있다. 칠 년을 땅속에서 애벌레로 성장하고 만리향의 잎사귀에서 탈바꿈을 한 흔적이다. 우화하고 남긴 껍질이 약간은 흉물스럽기도 하고 허물을 벗고 떠난 매미의 일생이 그리 짧은 것도 애처롭다. 흙냄새가 물씬 밀려오더니 소낙비를 따른다. 먼 거리에서 번개가 컴컴해진 하늘을 밝힌다. 매미소리의 그 가벼움,,, 천둥소리가 점점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