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여름에 처음 비파나무 열매를 맛보았다. 한입에 베어 물자 담황색의 달콤한 향내 나는 과육 속에는 잘 익은 모란 씨앗 모양, 크기의 튼실한 씨앗이 금방 불거져 나와 혓바닥을 위아래로 휘롱하며 매끄럽게 목젖을 향해 넘어 갈려고 하는 게 아닌가? 깜작 놀라 처음 본 씨앗을 손바닥에 뱉어 놓고는 동행한 진해 주민께 "씨앗을 심으면 싹이 날까요? 하고 생뚱맞게 질문한 기억이 새롭다. 진해의 김달진 문학관의 담안에는 큰나무로 자라 있는 비파가 여러 그루가 심겨 있었고 이미 수확시기가 지나버려 과육이 흐물거리고 있었지만 그 향내와 과육의 맛은 잊을 수 없게 각인되었던 것인데 이 나무를 2008년 봄에 일본의 오사카에서 다시 재회하게 되었다. 거기에는 조그만 언덕하나가 전부 비파나무였으나 열매가 달릴 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