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 울타리 밑에 달포 전 수세미 세 송이를 심었다. 토종닭들이 중병아리가 되더니 거침없이 날기 시작하여 1.5미터 높이의 닭장 망 울타리를 금방 날아 넘을 것 같아 겸사겸사 탈출 방지용으로 심었던 것이다. 이를테면 지능이 낮다고 알려진 닭의 눈을 착시효과로 속여 보자는 얄팍한 수를 부려 본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은 잎이 무성한 수세미쪽으로는 날아오르지 않는다. 머리 나쁜 토종닭들과 수 싸움을 하는 동안 수세미는 노란 꽃이 피고 어린아이 팔뚝만 한 수세미까지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