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동기 몇 명이 부부동반으로 격월제로 모이는 친목회의 이름이 구룡회다. 대체로 아홉명이 상시적으로 만나는데 그 수는 최대 열두어 쌍이거나 그 아래일 경우도 있었는데 보통 아홉 쌍인 경우가 많아 구룡회라고 거창하게 이름 붙인 40여 년 된 모임이다. 회원 중에는 벌써 두 명의 동기가 유명을 달리했고 또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는 사람을 빼면 지금은 일곱 쌍이 만나기만 하면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시시덕거린다. 애들 결혼과 손주들 얘기가 주로 안주거리이고 정치 얘기는 등장 빈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이 육십 중반의 나이에 걸맞게 늙어가고 있다고 서로들 잘 느끼고 있다. 잘 꾸며진 정원과 국화향이 그득한 호젓한 레스토랑에 차려진 저녁 만찬에는 와인 두병이 목이 긴 유리잔과 더불어 차려져 있고 동부인한 안주인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