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 비탈밭의 조경 소나무와 홍매 곁에 심어 둔 멀구슬나무가 생육 속도가 빨라서 옆의 나무들에게 그늘막 피해를 주는 관계로 작년 말 겨울이 시작될 때 옮겨심기로 한 계획이 올해 새봄 되어서야 실천되었다. 뿌리도 나무키에 비례해서 크게 뻗었을 것이라고 예상은 하였지만 그 크기가 상상 이상으로 굵고 튼실하게 뻗어있다. 곡괭이와 삽으로 구덩이를 만들고 호미로 곁뿌리를 파내고 톱질하고 밑둥치 뿌리를 절단하느라고 두어 시간 동안 땀깨나 흘렸다. 두 그루를 옮기고 나니 더 쓸 힘이 남지 않아 세 그루는 다음으로 미루었다. 힘에 부쳐서 거칠게 뿌리를 절단하였으므로 이식 구덩이는 넓고 깊게 파서 이식한 후 물을 충분히 주었다. 멀구슬나무 그늘이 필요한 여름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