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을 보내고 갑오년을 맞으면서 어수선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일거리를 만들었다. 경사면에 심긴 소나무 전정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태동 안 제멋대로 자라도록 묵혀 두었던 반송, 홍송, 해송들의 가지가 촘촘해 바람이 잘 통하지 못하고 지난여름에는 소나무 진딧물까지 발생되었던 것이다. 날씨까지 부조한다고 한겨울이 봄날씨보다 더 포근했기 때문에 일은 사흘 만에 끝낼 수 있었다. 과감하게 가지를 쳐주고 시원스럽게 가슴을 비워주어 통풍이 잘되게 해주었다. 역시 잡념을 뿌리치는 데는 노동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