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과수원 3

청도과수원 제초작업

6월 초순이면 언제나 청도 과수원의 제초작업을 서두른다. 불볕더위에 엄두를 못 내다가 현충일 공휴일에 맞추어 동업자, 둘째와 제초작업을 나섰다. 올해도 역시 농막주위는 억새가 포위하고 있고 매실나무의 키에 육박하는 높이로 억새가 자란 무더기도 보인다. 소극적인 제초가 아니라 굴삭기를 동원한 근본적인 억새 퇴치작업이 필요하다. 매실 열매는 예상한대로 많이 달리고 알차다. 약 2주후면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작업 중 둘째가 예초기 엔진을 끄면서 사진기를 가져오라고 손짓한다. 자두나무 아래 작은 새둥지가 하나가 개망초 줄기에 걸쳐 있었다. 개망초의 질기고 억센 줄기를 나무가지로 알았나 보다. 둥지 안을 들여다 보니 파르스름한 어른 엄지손톱만 한 새알 3개가 앙증맞게 놓여있고 어미새는 예초기 엔진 소리에..

매실 전정작업

작년 매실 수확하면서 어정쩡하게 마무리가 안된 가지 정리 작업을 일요일에 동업자와 함께 끝냈다. 요양원에서 치매 요양중인 장모님 병문안 겸사로 청도행을 나선 것이다. 매년 하는 전정작업이지만 매실나무의 성장 속도가 빨라 해가 바뀌면 1~2 미터가 훌쩍 자라 버려서 작업 중 고개를 젖혀 하늘을 보면서 톱질하기가 여간 고통스럽지 않다. 힘이 부데끼는 동업자는 조심스레 과수원 처분을 넌지시 던져 보지만 필자는 조금만 더 버텨보자고 일언지하에 거절하였다. 볕이 쨍쨍하다가 갑자스런 먹구름에 금방 하늘이 어두워져 버려 그야말로 대충대충 작업을 마무리하였다. 곳곳에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억새 제거작업을 별도로 계획하여야 될 것 같다. 홍매는 만개되었으나 청매는 이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고 있다. 올겨울 유난스레 추운..

오갈피 열매 수확

일요일에는 전국적인 비 예보가 있어 동업자와 함께 토요일 처갓댁 인근의 과수원에 가을걷이를 나섰다. 처갓댁 길이 예전만큼 동업자에게 감동적이지는 않지만 친동생인 처남을 만나러 가신다고 횟감에 밑반찬 준비에 아침부터 한바탕 호들갑을 떨었다. 고속도로는 단풍나들이 객들로 아침부터 승용차의 행렬이 제법 눈에 띈다. 처갓댁 마을은 예전에는 사과 주산지였으나 사과 생산 하한선이 중부지방을 지나 강원도 인근까지 북상한 관계로 반시감이 대체 작목으로 변한 지 오래지만 몇몇 농가들은 아직도 옛 영화를 잊지 못하신지 지금도 사과 농사에 열심이시다. 마을 입구 사과밭을 지나면서 동업자는 벌써 '데자뷔'현상이 작동되고 만다. "오호! 저 사과,, 아 이 사과,,"하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으로 오십 년 전 추억 속으로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