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지근한 날씨이다.
강원도에는 비가 많이 내려 도로가 끊기고 농작물에도 비 피해가 심하다는 뉴스가 인터넷 뉴스에 연속으로 올라오고 있다. 경남 일원은 흐린 날씨에 기온과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마저 높다.
오랜만에 홍고추를 따러 가자는 동업자의 주문이다.
점심을 먹은 후 '신비한 밭에 서서'라는 서적을 뒤적거리다 이곳저곳 중요한 내용에 표시를 하다가 식곤증에 깜박 졸고 있는데 느닷없이 밭에 가잔다. 졸고 앉아있는 모습이 여간 안쓰럽지 않았나 보다. 내일 새벽에 가자는 제안에도 무턱대고 고추를 따러 가자고 보챈다.
이것저것 준비할 것도 없이 냉장고에서 얼린 물 2리터짜리 물병 하나 하고 비닐봉지 네댓 개 그리고 전용의 녹색 장바구니 한 개를 챙겨 싣고 출발한 시각이 오후 네시이다.
시간이 촉박하여 평상시와는 틀리게 고속도로로 달려 밭에 도착하니 다섯 시이다.
밭의 서쪽에는 이미 그늘이 드리워져 있고 그 속의 고추 이랑에는 이쁘게 영글은 붉은 고추가 빨간 색을 띠며 우리를 반기고 있다.
고추 이랑의 홍고추를 장바구니로 네개를 따고 늦게 심은 결명자 이랑의 바랭이를 제초하고
그저께의 천둥 번개친 날에 이곳에는 바람이 세게 불었는지 조선 오이 이랑의 그물망 지주대가
세 군데가 넘어져 응급조치로 보수 작업을 완료하였다.
손을 보는 도중에 오이도 장바구니로 한 개를 수확하였다.
남는 시간은 깻묵 퇴비를 호박 구덩이에 추비하는 작업을 끝내니 어둑어둑해져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은 일곱 시 35분이 넘고 있었다.
내일 다시 작업을 계속하기로 동업자와 의논하고 수확한 고추,오이,애호박을 차에 주워 실었다.
사진1 동업자가 고추를 수확한 이랑.
사진2 필자가 작업한 고 추이랑. 이랑의 길이가 훨씬 짧은 데도 동업자의 손놀림이 빨라서 작업은 같이 끝났다.
사진3 고추 따기에 여념이 없다.
사진4 내일까지 기다릴 수없을 정도로 바랭이가 창궐하여 이 고랑만 제초작업을 오늘 먼저 시행하였다. 감자를 캐고 난 후에 결명자 모종을 얻어서 심어 놓은 이랑. 손가락으로 바랭이를 뿌리째 뽑았다.
사진5 단호박 구덩이마다 깻묵 퇴비를 한 삽씩 던졌다. 모두 일곱 군데이다.
사진6 반송 소나무밭 구석에 늦게 심은 옥수수이랑의 모습. 크기가 필자의 키를 웃돈다. 이상하게 열매가 덜 보이고 줄기와 잎만 무성하다. 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사진 7 박구 덩이에도 깻묵 퇴비를,,, 머리를 들어 보니 거푸집 위로 박꽃이 하얗게 피고 있었다.
박꽃은 저녁에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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