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 전원주택 주인장께서 화단 정리에 도움을 청하신다.
멋모르고 화단 이곳저곳에 심었던 야생화들이 대단한 번식력을 자랑하면서 꽃나무와 반송 등 조경수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어떤 야생화는 조경수의 키보다 더 웃자라서 화단의 풍경을 망치고 있었다.
대안을 제시하였다.
몇 품종만 남겨두고 전부 필자의 농원으로 옮겨심기로 했다.
마땅한 운반도구가 없어 연꽃과 수련을 키우던 검은 플라스틱 대야로 세 차례나 옮겨오니 그 수량이 제법 많았다. 심은 장소는 항상 뭔가 빠진 듯 허전하게 보였던 소나무 밑에 주로 심고 꽃이 안 달린 작은 것들은 새로 만든 여름 꽃밭의 울타리 역할을 하도록 줄을 맞춰 가장자리에 심었더니 풍경이 새롭게 변하는 것 같아서 흡족하다. 특히 큰 나무 밑의 야생화들은 윗집 화단에서 밀식되었던 것이 한두 포기 나누어 심기니 진짜 야생화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허리가 부러진 놈, 꽃이 꺾인 놈,,, 옮기느라고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내년 봄에는 이쁜 새싹을 올려 줄 것이고 노란꽃,보라색 꽃으로 새 주인을 즐겁게 해 줄 야생화들이다.
야생화의 품종명은 전주인도 몰라 당분간 "야생화"로 불러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