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밉다.
벚꽃 이파리가 겨울 삭풍 낙엽처럼 아스팔트 위를 나뒹구니 바람흔적 꽃바람이 된다.
왕벚꽃인들 어쩌랴.
홀딱 벗은 몸으로 봄바람에 희롱 당하니 지조마저 없다.
창문 없는 중환자실 하얀 벽 구석에는 기저귀를 찬 어머니가 눈보라처럼 나뒹구는 꽃바람이 안타깝다고 어린애가 되어 눈물짓는다.
흘러 보낸 세월이 덧 없으시다고.
속곳마저 뺏긴 채 어지럽게 나뒹구는 네 꼴이 내 신세 같다고.
그리고 가엽다고.
봄바람이 미운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