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의 함안군에 최근 조성된 연꽃단지를 찾았다.
5여 년 전에 연꽃 육종을 전문으로 취미생활을 하시던 수의사 출신의 연꽃 애호가 김을규 선생의 안내를 받았다.
선생은 예전에 약속농장이라는 꽃연 농장을 운영하시다가 지금은 약 70 여종의 꽃연을 교배 육종 하거나 신품종을 찾아 특허출원하는 일만 하시면서 함안군의 테마단지 개발에 깊게 참여했다고 하신다.
연꽃 테마단지는 아직 선잎도 올리지 않아 그냥 연밭의 모습이고 아라 꽃연이 심긴 구역에는 아라 홍연을 설명하는 안내 팻말만 덩그러니 꽂혀 있을 뿐이지만 수위를 낮추어 둔 수면에는 천여 년 전 아라가야의 영욕이 기록된 타임머신[여덟 톨의 아라 홍연 씨앗]을 풀어헤쳐 재현한 수많은 아라 홍연 꽃대 줄기들이 수면에 꼬꾸라져서 헐렁한 씨방을 머리채 처박고 있다.
그러나 땅속에서 월동을 마친 후손 씨줄기는 봄기운을 어쩌지 못해 누르스레한 뜬잎 싹을 밀어 올려 잊힌 아라가야의 영화를 다시 뽐내려는 듯 꿈틀거리고 있다.
단지에는 음수대, 화장실이 설치되어 성수기 탐방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있고 주위를 관망할 수 있는 담백한 정자 한 채와 작은 카페가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