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두 달 전의 [살구꽃]이라는 글에서 왜소한 몸집에 달린 살구꽃이 벚꽃보다 못하고 꽃향기에서 꿀벌에게 마저 외면당하는 처지가 안쓰러워 퇴비 몇 삽을 더 얹어 주어야겠다는 애정(?) 어린 배려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 노란 살구가 잘 익었다.
어느 날 혹시나 하고 잎 사이를 들춰보다가 열매가 맺힌 것을 보고 벚꽃나무에서만 노는 줄 알았던 꿀벌이 은근슬쩍 살구꽃에도 다녀간 것을 눈치챘고 농원을 드나들 쩍 마다 살구의 상태 확인하는 것이 일이 되다시피 하였으며 어쩌다 다른 일에 묻혀 그 일을 놓쳤을 때는 그다음 날 부리나케 농원으로 가기도 했다.
두 달이 지난 오늘 아침에 살구 다섯 알을 수확해서 동업자에게 상납하고 그중 한알은 부엌 식탁 위 두고 며칠 더 감상하기로 했다.
어저께 모 라디오 방송에서 요즘 인기있는 기자양반의 대담 중에 들었던 '정테크'를 시작해 볼까 한다.
방송에서는 가족이나 이웃에 대한 정 쌓기, 덕쌓기에서 더 발전시켜 재산 불리기의 다른 말인 '재테크'만 하지 말고 '정테크'에도 열중하여 공동체의 행복과 화목을 도모하자는 정도로 이해한 정테크를 가족이나 이웃은 물론 살구에게도 나누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식탁 위의 살구 한알이 언제까지 게으른 농부의 눈과 혀를 황홀하게 해 줄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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