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담벼락에 심긴 비파나무에 노란 열매가 맺혔다.
나무 바깥 쪽의 가지에 달린 잘 생긴 열매는 직박구리나 까치가 입질을 해 되는 바람에 성한 것이 드물고 속가지에 달려서 햇볕이 부실하고 통기성이 불량한 못생긴 열매만 조금 수확했다.
작년 연말에 자잘한 흰꽃봉오리 타레를 본 것은 같은데 언제 꽃이 핀지도 모르다가 담외벽 가지에 노란 열매 몇 개가 늘어져 있었고 이미 새들의 입질흔적으로 과일의 가치를 잃어버린 후였다.
고지 전지가위로 애를 써서 열매를 수확했지만 예년의 실적의 반이다.
따는 동안에 현관옆의 치자꽃 향기가 마당에 가득하니 별로 힘들지 않았다.
마당의 치자꽃은 장마와 궁합이 맞는지 거의 빗속에서 피곤했었는데 올해는 맑은 날에 피어서 그런지 흰색이 더 진하고 향기도 더 많이 풍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