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이면 크던 작던 봄비 예보가 있기만 하면 '뭐 삽목 할 것 없나'하고 집에서부터 농원까지 이나무 저나 무를 둘러보는 게 몸에 배어 버렸다. 특별히 삽목이 어려운 나무가 없지 않지만 대부분의 나무는 삽목 번식이 가능하다. 집의 담벼락에 심겨진 속칭 '만리향'으로 알려진 금목서가 튼실하게 자라고 있는데 매번 삽목을 시도하고 있지만 성공률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어제 아침도 습관처럼 부드러운 삽목소재용 작년 가지를 찾다가 이파리 뒤에 붙어 있는 누르스레한 벌레 흔적이 붙어있기에 들여다보니 매미 허물이 아닌가? 그것도 두 마리씩이나. 겨울 뒤끝에 매미 껍데기를 들여다보니 한편으론 반갑기도 하지만 생뚱맞게 등장한 매미 허물은 곧 지나 간 여름들의 합창 소리로 변형되어 허물의 터진 등껍질 틈을 빠져나와 내 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