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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눈을 뜨니 방 안의 공기가 싸늘하다.
낮과 밤사이의 일교차가 점점 커지는 것 같다.
10월의 중순이니까 당연한 계절의 변화이지만 그래도 한낮에는 땡볕이 여전히 따가운 전형적인 가을 날씨이다.
사진기를 챙겨 들고 주남저수지를 찾아보았다. 이른 새벽이라 인기척은 드물었지만 열렬 사진가 두어 분은 사진 찍기에 열중하고 있고 말끔한 러닝 유니폼을 차려입은 청년 둘이 새벽 조깅을 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고 제방에는 새벽잠이 없는 노인 네 분이 일지기도 출근하셔서 무엇인가 정답게 얘기꽃을 피우고 있다. 동업자는 잽싸게 캠코더를 저수지 수면에 들이대고 삼매경에 빠져들었고 이파리가 커다란 가시연이 가득한 주남저수지에는 가창오리와 왜가리 떼가 먹이활동을 하면서 왕성한 새소리를 요란스레 내고 있었다.
주남저수지의 연밭에는 아직도 수련 몇 종이꽃을 피우고 있으나 쇠락한 기운이 완연하고 이슬 맺힌 선 잎을 꼿꼿이 세우고 있는 연들은 이제 겨울을 나기 위하여 가진 영양분을 양껏 연뿌리로 내리고 껍데기만 헛헛하게 서있다. 철수할 때쯤에는 경운기에 나락을 잔뜩 실으신 농부가 새벽과 가을 아침 사이를 바쁘게 지나치고 있었다. 본격적인 철새의 비상을 즐기기에는 때가 너무 이르다.
이른 새벽에 기분 좋게 감상한 '여명의 주남저수지' 모습을 파이로 편집하여 기록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