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과 연꽃

가을과 함께 떠나보내는 수생식물

왼다리베드로 2008. 9. 22. 16:17

올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는 기억밖에 남은 게 없다. 지구적인 기온이 평균 1도 가까이 상승하였다는 언론의 과학기사 이야기 탓도 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냉방시설이 잘 된 사무실에 있지 않은 탓이 큰 것 같다.

사무실 업무가 주된 생활에서 농사일을 게으름 피워가면서 하는 것보다 직장을 그만두고 똑같은 일을 틈틈이 이제껏 해 오던 일 그대로 하는데도 그놈의 날씨가 어찌나 애 먹이든지 체감적인 불쾌지수는 한층 높았던 것 같다.

그 찜통더위 중에서 쇳물을 녹여 붙이는 용접기술을 익힌다고 훨씬 더 땀깨나 흘린 것 같다.

 

아무리 더워도 시간은 유수같이 아니 쏜살같이 흘러가는 법.

오는 가을을 여름이 어찌 막을 수 있으랴,,,

북쪽 시베리아에서 웅크리고 있는 동장군을 가을은 무슨 수로 버티어 낼 수 있을까?

 

우리 마당의 수련과 연들은 나막신 장사와 우산장사 꼴로 올여름을 보내었다.

아열대 식물인 연들은 왕성하게 선 잎을 올리고 꽃대 수량이 많아 아름다운 꽃을 흡족하게 감상하였건만 수련은 강렬한 햇볕에 잎이 타고 꽃이 피어도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터버리는 불행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관리하는 주인은 무슨 일이 그리 바쁜 지 화분을 옳게 돌보지 못하여 화분 속에서 과다 밀생 하는 이끼를 제 때에 처치해 주지 않아서 새싹이나 꽃망울이 크지를 못하여 꽃대의 수량이나 화색(花色)이 엉망이 되어 버렸었다.

미안하고 반성하는 마음에서 아직까지 살아남아서 꽃대를 올리고 있는 수련 몇 품종을 기록해두어서 내년에 본보기로 삼고자 한다.

지나고 보니 연꽃은 게으름을 피우면서도 수월하게 많은 꽃을 감상할 수 있는 것 같다.(날씨만 화끈하면-일조량이 많으면 )

 

0 마지막 꽃대를 올린 티나의 개화 모습을 추가하면서 올해의 수련 농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촬영일:080927)-사진 7,8,9 추가하였음.

 

 

 

 사진 1 월터페이글즈. 잎의 모양이 단순하면서 벌어진 각도가 거의 직각에 가까운 독특한 모양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수련. 올여름에 주인을 잘못 만나 이끼와의 전쟁에서 겨우 생존하고 꽃을 피웠다.

 

 

 

 사진 2 물양귀비의 만개 모습. 비교적 이끼의 피해가 덜하여 많은 꽃을 계속 피운다.

 

 

 

사진 3 티나의 꽃봉오리 모습. 세력이 부실하여 꽃 크기도 작고 수량도 매우 작았다. 잎 번식은 시도하지 않았으나 기온이 떨어지니 뿌리 근처에서 애기수련이 번식되어 수면 위로 떠 오르는 현상을 보였다.

 

 

 

사진 4 가시연. 가시연은 주남저수지의 보호 수생식물이며 대형 종이나 지름 15센티 내외의 화분에서 키워 보니 바늘 같은 가시가 달린 이파리가 언제나 화분 밖으로 노출되어 햇볕에 타버리는 현상을 반복하였다. 그래도 남색의 꽃대를 올려 주는 게 대견스럽다. 함안의 애련가로부터 분양받았다.

 

 

 

 사진 5 마당의 수련과 연 화분. 대형종 연의 선 잎은 황화현상으로 쇠퇴한 지가 꽤 되었고 완 연류의 꽃 연들은 선 잎이 아직까지 파랗다. 잎의 양분을 줄기로 보내어 내년 봄에 대비하고 있다. 훙르, 아산 백연, 중일 우의 홍등의 품종은 연실에서 씨앗을 이미 채종 하였다.

 

 

 

 사진 6 가을꽃-나팔꽃. 작년 함안 소나무밭에서 채종한 씨앗을 담장 밑에 던져두었더니 피라칸사스를 등판 삼아 줄기를 뻗어서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사진 7,8,9 본래의 티나 모주 화분에서 분가시킨 티나가 만개한 모습. 꽃대를 유난히 높이 올리면서 꽃 이파리를 펼쳤다. 물이끼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나마 개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080927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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