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은 황톳집이 과수원 근처에 있다 하여 동업자와 함께 방문하였다.
멀리서 보아도 황톳집치고는 꽤 돈이 많이 든 집으로 보인다. 잘 다듬은 잔디밭에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여도 주인장은 내색도 않는다.
아마 집을 지나다 무심코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귀찮아서 별 상관하지 않는 것같았다.
마당에는 작은 세 개의 납 작돌이 반듯하게 놓여 있는데 그중 두 곳에는 호박 말랭이가 봄볕에 온몸을 내맡기고 있다. 굴뚝에서는 강한 기운으로 연기가 내뿜고 있다.
호기심으로 가까이 가보니 전기팬이 장치되어 작동 중이었다.
황토 색감의 그리운 고향에 대한 애틋한 감정과 무심하게 연기를 내뿜고 있는 전기팬.
필자는 잠시 어울리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한편으론 '구둘짱 시공이 잘못되었는가 보네'하고 말았다.
요즘 길을 다니다 보면 취미활동을 하는 여러 사람들을 많이 만나곤 한다.
오토바이를 무리 지어 굉음을 울리며 도로를 무법자처럼 활주 하는 젊은이들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고 오늘처럼 봄볕에 온몸을 맡기고 봄 풍경과 붓끝에만 온 정신을 집중하고 계시는 일요화가(혹은 아마추어 화가)들, 또는 산더미같이 높은 말위 안장에서 말발굽을 울리며 잔뜩 품을 재며 승마를 즐기는,, 쳐다보기가 다소 거북한 승마클럽 애호가 여러분들.
어쨌든 시간을 아껴 취미활동에 열중하는 그분들의 열정이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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