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에서 마지막 꽃인 야생 들국화의 노란 꽃이 가을비가 온 후 향기를 잃어버리고 나니 생각지도 않았던 나무에서 작디작은 하얀 꽃이 피었다.
전연 뜻밖의 개화를 발견하고 감사하는 마음에 코끝을 가시달린 이파리 사이로 혹시 나하고 들이밀어 보니 향긋한 향기가 코로 들어와 저절로 두 눈을 감게 만든다.
스산한 초겨울바람에 마음까지 어수선한 오후에 바짝 다가서야 맡아볼 수 있는 작은꽃 냄새에 굽힌 허리를 그대로 호랑가시나무 아래 그냥 주저앉고 말았다.
요거! 쪼그만 것이,,,
세 그루 중 한그루는 진해 소재의 성홍사에서 산채 한 것이고 두 그루는 천선동 나무시장에서 구입한 것인데 농원에 온 지 각각 3년, 2년남짓 되었다.
세 그루 모두 하얀 꽃이 키 크기만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