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삼각공원의 소나무 암수술에는 노란 가루 덩어리가 소복하다.
봄바람이 불라치면 온동네가 노란 가루로 몸살을 앓는다.
바깥에서 빨래말리기는 꿈도 꾸지 못할 뿐 아니라 예민하신 분들은 재채기에 알레르기로 병원신세를 지기도 한다.
느닷없이 송화가루 날리는 경치를 보러 가자고 집을 나선다.
동업자의 기분전환을 위한 근거리여행을 떠났으나 운 좋게도 바람까지 많이 불고 있다.
창원에서 출발하여 밀양 송림숲을 거쳐 운문댐 하류의 동창천을 끼고 운문사 입구까지 차량여행으로 둘러본 산천의 송화가루는 영화의 한 장면 그이 상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마치 산에서 연기가 피워 오르는 것처럼 아니 얇은 안개가 바람에 밀려 걷히는 끝장면과 얼추 비슷하였다.
동업자는 어릴 때 익숙하게 경험한 경치를 보듯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기뻐하는 동업자의 모습에 덩달아 한참동안 송화가루 날리는 동심의 세상을 들락거리다 왔다.
차속에서 지나가는 풍경과 연관되는 어릴 적 추억거리가 생각나면 그때마다 혼잣말처럼 이야기를 주절대는데 마치 소설을 읽어 주는 것처럼 재미있다.
"내가 국민학교 1학년쯤 냇물에서 놀다가 소나기가 쏟아지는 바람에 갑자기 물이 불어서 한참 동안 냇물에 떠 내려가다가 동네 아주머니가 달려와 건져주었고 그분에게 업혀서 울면서 집에 왔는데 죽는다는 것을 그때 어렴푸시 느낄 수 있었어요"
"그 냇물이 억수로 큰 줄 알았는데 그게 마을 앞을 흐르는 그 도랑이야!"
"엄마가 송홧가루를 벌꿀에 개어서 과자를 만들어 주는데 얼마나 맛있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