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을 일구면서 심은 후 처음으로 자두 한 대야를 수확했다.
매년 매실 수확 이후에는 과수원에 볼 일이 없어 자두는 처갓댁 주전부리로 전락한 지가 오래다.
며칠 전 자두가 많이 달렸으니 따 가라는 연락을 받고 차일피일하다가 동업자와 더불어 아침식사 후 바로 과수원으로 출발했다.
오늘따라 어찌나 무덥고 습한지 자두나무 그늘아래서 열매를 따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발갛게 잘 익운 것만 골라서 손이 닿는 거리만 수확하고는 작업을 포기하고 말았다.
약 20%정도 수확했을 뿐인데 다시 처갓댁 주전부리로 드려야 될 형편이다.
이제는 성목이 된 자두나무 일곱 그루가 멋진 그늘을 만들 뿐 아니라 자두가 본격적으로 달리는데 동업자는 베어 버리자고 야단이다.
한말로 돈이 되지 않는단다.
사는 재미가 어찌 돈으로만 계산되는고?
땀으로 속옷까지 다 젹셔도 이일 재미있는데 그렇게는 못하지 하고 일언지하에 거절하고는 땀이 흥건한 소매에다가 빨갛게 잘 익은 잘 생긴 자두 한알을 윤기가 나도록 닦아서 한입 베어 물었다.
아!
새콤하면서 달콤한 이 싱싱한 자두맛을 어찌 할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