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영향으로 잔뜩 흐린 날 아침에 실타래처럼 생긴 하얀 꽃이 피었다.
제법 긴 화분에 심겨 진 문주란이 긴팔을 흔들 듯 꽃대를 들어 하이파이브를 외친다.
'나! 꽃 피웠어!'
멀리 남태평양의 외딴섬에서 무리 지어 살다가 태풍의 바람에 떠밀려 제주도 해안가에 안착했던 생명이 다시 한반도의 남해안 따뜻한 고장 창원에 정착한 열대식물 ㅡ문주란
15여 년 전 제주도 근무 중에 함덕읍 협재해수욕장 인근의 화단에서 씨앗을 주워와 집 마당 구석에서 발아시켜 번식한 문주란이 매년 알싸한 꽃향기를 선물해 준다.
태풍 너구리가 북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