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전통주를 공부하면서 알게 된 우리 술 애호가의 모임인 삼주 회의 초대 회장을 맡아 회모임을 주도하면서 회 운영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친목도모에 앞장 서오 신 몇 분에게 감사의 뜻으로 수료식 즈음에 전각 작품 졸작을 선물로 드린 적이 있다.
여섯 분 중 두 분에게는 조선시대 유명 기생들이 그리움과 애틋한 사랑을 노래한 한시를 방각해 드렸다.
수료한 이후 그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며칠 전 영문도 모르고 조별 모임에 정중하게 초대를 받아 유명 한정식집에서 이화주를 비롯한 전통주를 반주삼아 걸쭉하게 저녁밥을 먹는데 그중 한 분께서 전각 선물을 생전에 처음 받아보셨고 왜 필자가 자기에게 이 작품을 주었을까 한참 동안 생각한 끝에 이제야 답례로 준비한 것이라고 내민 것을 그 자리에서 개봉해보니 빨간색 나비넥타이가 아닌가?
꿈에도 생각지 못한 뜻밖의 선물에 정말 깜짝 놀랬다.
그분 왈 '늦은 나이이지만 이 넥타이를 매고 댄스 공부에 한번 도전해 보시라. 그러면 훨씬 젊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사족까지 붙이시는 것이다.
답례를 하신 분은 수의사로 인공수정의 전문가로서 농촌에서 열정적으로 일하시다가 40대 젊은 나이에 대장암 3기 판정을 받고 우울증까지 겪으면서 절망적인 생활의 연속이었는데 수술을 받고 나자마자 '일생에서 제일 하고 싶은 일' 몇 가지를 골라하면서 투병생활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도 타고 춤도 배우면서 돈 아끼지 않고 쓰면서 사니 투병 중이지만 인생이 무척 즐겁더라고 하시면서 그때 처음 나비넥타이를 매어 보셨고 필자에게도 그 즐거움을 느껴 볼 것을 권하시는 것이다.
억수로 묵직한 뜻이 담겨 있는 고마운 답례품인 것이다.
평소 낙천적 성품의 소박한 분이 아픈 추억을 담담하게 얘기하시는 것을 들으니 연장자인 필자보다 더 인생경륜이 돋보이는 것 같았다.
보잘것없는 선물의 답례치 고는 너무 과분한 마음을 선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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