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봄날이 아쉬워 이른 새벽에 농원의 아침을 보러 나섰다.
동업자와 동행하는 주남저수지의 아침은 언제나 마음이 설레면서 싱그럽다.
이미 동이 터 푸른 하늘아래 작은 언덕에 자리 잡은 농원은 꽃양귀비와 금계국이 한창이고 연못 옆에 심긴 장미 찔레꽃과 함께 민말발굽돌이가 화창하게 꽃이 피었다.
분홍색 꽃을 반기며 동업자는 내달아 갔지만 꽃향기를 맡아보고는 이내 실망한 듯 뒤돌아선다.
향기를 품지 않는 꽃나무다.
하지만 해를 더하여 몸집이 커가는 민말발굽돌이의 억척같은 식생력은 겨울 한파를 이겨내고 많은 꽃망울을 자랑스럽게 터트리고 있어 가는 봄날이 조금도 아쉽지 않은 것 같다.
꽃향기가 없으면 어떠랴.
그저 매일같이 새봄이듯 분홍색 꽃을 볼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