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삶터,쉼터

거미줄

왼다리베드로 2016. 10. 7. 06:03

 

 

 

 

 

 

 

 

 

 

 

 

 

 

18호 태풍'차바'는 영남지방의 해안가를 가까이 스쳐 지나가면서 많은 피해를 입혔고 특히 울산지역은 재난지역 선포가 예상될 정도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농원의 온실은 아무 피해가 없었으나 굵은 소나무 일부가 부러져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보니 바람의 세기는 태풍 급이었음이 분명하다.

 

어른 키높이의 반송주변을 둘러보다가 안 사실은 거미줄이 새벽안개에 젖어서 그 윤곽이 뚜렷하였고 아침 사냥을 위해 부지런히 거미줄을 건축하는 거미들도 분명하게 잘 보이며 몇 개의 거미줄은 솔잎이나 물기 젖은 나뭇잎이 걸린 채로 태풍의 비바람을 견뎌낸 채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거미가 떠난 빈집의 거미줄을 손으로 지긋이 당겨 보아도 끊김이 없이 상당한 인장강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른 엄지손가락 크기의 큰 거미가 구축한 거미줄에 잠자리나 매미가 걸려 먹이가 된 흔적을 여사로 봤으나 거미의 생존기술은 거미줄의 성능에 따라 사냥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수 있으므로 최고의 진화를 이루었으리라 짐작될 뿐이다.

 

아침 이슬이 영롱하게 맺혀 있는 여러 모양의 거미줄과 거미 사진을 기록하면서 손끝에는 여전히 거미줄을 당겨 보았을 때의 탱탱하고 질긴 긴장감이 여운처럼 남겨져 있어 농원을 떠날 때까지 기분이 묘했다.

 

어쩌면 거미는 인간보다 자연계에서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것 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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