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김장은 배추 모종 60개와 '가을 청이슬'이라는 이름의 무 씨앗을 뒤늦게 파종한 것을 수확하여 동업자가 손수 담갔다.
온실 안의 배추는 생육 중에 겉절이도 수시로 사용되었고 노지의 배추는 계획(?)대로 어른 두 손바닥 크기로만 자라줬고 배추 속은 거의 생기지 않아 파란 겉잎뿐이다.
어제 오후에 배추를 수확하고 바로 소금에 절였다가 새우젓과 멸치액젓을 혼합한 고춧가루와 갖은양념이 숙성하기를 기다려 김장을 담그는데 오랜만에 배추농사를 지어 부엌 안에 양념 냄새가 그윽하게 퍼지고 있는 것을 보니 어릴 적 어른들이 여럿이 모여 떠들썩하게 김장 담그는 모습이 불현듯 상기된다.
고작 김치 냉장고용 김치통 2개로 끝난 김장이지만 음식 추억을 소환하게 한 값진 김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