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마지막 일요일도 포근한 겨울날씨다.
동업자와 이른 아침에 밥을 챙겨먹고 유자차를 담은 보온병과 가스버너 그리고 라면 두봉지만 가지고 청도로 출발했다.
오늘 작업은 매실밭의 둔덕경계부를 먼저 정리 해야 전지된 가지 뒷정리가 수월할 것같아 그쪽부터 시작하였고 16 그루째 마무리할 쯤 오후 6시경 부터 내릴 것이라 예보된 비가 추적거리는 바람에 작업이 중단되었고 따뜻한 라면국물을 먹어보자던 동업자는 가스버너에서 설설 끓던 냄비를 걷어치우고 철수명령을 내리셨다.
허겁지겁 콘테이너 농막에서 도망쳐 나온 둘은 꿰째째한 모습으로 단골식당을 찾아드니 서빙하던 종업원들이 힐끔거리며 쳐다 보았지만 능이한우갈비탕은 찬비를 맞아 얼얼한 입맛을 희롱하기에 충분했다.
올해 마지막 농사일은 청도에서 마무리되었다.
나머지 매실과 반시감나무 전지는 내년으로 미룰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