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덜 깬 첫째를 닦달하면서 과수원 정비 작업을 위해 이른 아침에 나섰으나 중간 경유지인 창녕읍을 지나면서 필자의 마음이 바뀌기 시작한다.
"내만 좋아하는 일을 언제까지 동업자와 아들들에게 가장의 권력으로 강요만 할 것인가?"
특별한 선물인 것처럼 과수원 일은 잠깐 제쳐두고 창녕장 풍경 속으로 찾아들었다.
이번 창녕장은 운 좋게도 일요일이 겹치는 날이다.
점심을 들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진짜 수구레국밥"을 맛보기로 했다.
1차 과수원 정비 작업할 때 작업을 마치고 귀갓길에 창녕읍의 동네 식당에서 아주 늦은 점심으로 맛본 수구레의 맛은 영 아니올시다 였으나 이번에 맛본 '수구레 국밥'은 수구레와 선지의 량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섞여 있어서 그런지 그 맛이 구수하고 담백하였다.
장터국밥의 자격을 완전하게 갖춘 음식이다.
값싸면서 푸짐한 추억 어린 음식이랄 수 있겠다.
민생고를 해결한 후 창녕장 풍경을 살펴보니 약 10여 군데에 유사 수구레 국밥집에 서로 경합하면서 흥행을 하고 있는데 창녕장에서 장사하시는 상인 여러분들께 우문 같지만 어느 집이 맛있느냐는 물음을 드려 보았는데 그 답은 모 방송국에서 유명 코미디언이 들렀던 5일장 장터국밥집의 맛이 수구레만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고 하신다.
필자 일행도 그 집에서 점심을 해결하였는데 신세대인 우리 집 첫째도 맛이 최고라고 극찬한다.
창녕장은 여느 오일장의 규모를 크게 넘어서고 있다.
장날과 일요일 겹쳤다 하드라도 등산복 입으신 장터 내방객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인기 예능프로그램의 방영후 결과라고 장터 상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인정하신다.
장터 내에 여러 곳을 둘러보니 생선 판매점인 약 10여 곳이며 닭 관련 매점도 군데군데 요란하다.
구매력이 매우 높은 장터임에 분명하다.
의성에서 채취하여 팔고 있는 "말"이 보인다.
동업자는 어릴 때 먹어보았다는 그것이라고 즉석에서 구매를 하는데 필자도 처갓집 방문 때 아련한 기억으로 적극적으로 구매에 동의하였다.
그 값이 다른 햇채소보다 조금 비쌌지만 귀가 후 약 이틀 동안 "추억의 입맛"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창녕장" 덕분이다.
그리고 가마솥 화덕 제작업체를 창녕장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뜻하지 않았던 일이다.
여러 가지 구이용 철물 기구를 손수 제작하시는 분이신데 판매 가격이 비싸지 않으면서 용접과 산소절단 기술이 매우 정교하다.
몇 개를 구매할 예정이다. 창녕장은 3일과 8일이다.
구경한 사진을 편집하여 게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