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분 절기에도 한낮 열기는 여전히 따갑다.
온실 옆에서 여름 내내 진한 향기로 필자를 설레게 하던 방아 이파리 내음도 아침저녁 찬 공기에 점점 가벼워진다.
어디선가 해적선 돛대 문양을 가진 검은색 큰나비가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는 듯 날갯짓이 바쁘게 방아꽃에 매달린다. 땡볕 열기에 놓쳐버린 청춘의 열정을 보상받으려는 듯 날갯짓 요란스럽게 방아꽃에 몰입 중이다.
방아꽃 위의 비단 거미는 명주실처럼 탄탄한 거미줄 위에서 자세를 잡고 먹이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