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나크리가 서해상으로 북진 중인데도 과수원 제초작업을 나섰다.
며칠간 얼굴이 따가울 정도로 계속된 땡볕에 혼나고서 바람이 좀 불면 작업조건이 더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새벽 일찍 집을 나선 것이다.
과수원에는 개망초와 억새가 어른 어깨높이까지 자라서 길이 없어져 버렸다.
동업자는 약 30분동안 먼저 진입로를 만든 후에야 컨테이너 농막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예초기의 열기도 탈수현상도 덜할뿐더러 가끔 소나기까지 내려 속도감 있게 작업을 마칠 수 있는 것은 순전히 태풍 나크리가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조성된 흐리고 바람 불고 소나기가 내렸던 날씨 덕분이다.
처삼촌 벌초하듯이 억새와 개망초 위주로 예초작업을 끝내는데 걸린 시간을 따져보니 약 4시간 정도 걸렸고 지난 번의 사흘간 제초작업보다 엄청 수월하게 마쳤다.
이제 추석쯤에 한번만 더 제초하면 올해 과수원 작업은 끝이다.
오늘 밤부터 모레까지 태풍 피해가 주의되는 기간이며 제주도에는 이미 피해가 발생되고 있다.
너구리 태풍처럼 나크리도 조용조용 지나갔으며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