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곡식부문에 보면 약으로 쓰이는 곡식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세상에서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것은 오로지 곡식이다. 흙의 기운을 받았기 때문에 치우치는 성질이 없이 누구에게나 맞다. 또한 맛이 담박하면서 달고 성질은 평순하면서 고르다. 크게 몸을 도와주면서도 배설이 잘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먹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대단히 좋은 것이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사람은 물론 한국인을 지칭할 것이지만 현대의 한국인들은 서양인의 음식맛에 더 길들여져 일인당 쌀 소비량은 해마다 줄고 있으니 허준 선생님께서 저승에서 혀를 찰 일이다
내일은 정월대보름이고 우리동네 인근의 오일장에는 여러 가지 곡식류가 4인 가족의 한 끼 식사량만큼 소포장되어 난전에 펼쳐져 손님을 기다리는데 자세히 보니 그 틈에는 듣지도 보지 못한 이름이 붙어있는 수입산 잡곡류들도 얌전히 자리 잡고 있다.
신토불이가 무색하다.
정월대보름 하루만이라도 우리곡식으로 지은 잡곡밥으로 삼시 세 끼가 준비되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