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창원지역의 평생교육원에서 웰빙 전통주과정을 이수하고 밀누룩 만들기에 도전했다.
우리밀 15kg을 전통시장에서 어렵게 구입해 놓고도 달포가 지났으니 무엇하나 직접 내 손으로 만들어 보는 것조차 이제는 쉽지가 않다.
어제 밤늦은 시각에 밀을 세척하고 큰통 두 개에 밀을 물에 담갔다가 정확히 10시간 후 물 빼기를 하고 바로 떡방앗간을 찾았다.
보통 떡방아간에는 돌로 된 분쇄기가 있기 때문이다.
한 번만 갈린 물에 불린 거친 밀가루는 그 옛날 혼식장려정책이 한창일 때의 '물에 불린 납작보리'와 흡사하지만 밀 압쇄 가루는 껌처럼 생긴 물질인 점액질의 글루테닌이 있어서 손으로 살짝 뭉치면 그대로 성형이 된다.
오늘을 위해 미리 만들어 둔 네 개짜리 구멍의 누룩틀로 누룩 만들기를 시작한 지 3시간 만에 누룩 24개를 얻을 수 있었다.
성형을 끝낸 밀누룩은 미생물을 불러들여 발효시켜야 하는데 필자는 자연 효모를 얻기 위해 연잎, 개똥쑥 말린 것, 독활 생잎을 이용했고 이것들로 밀누룩을 감싼 후 비닐봉지에 넣고 스티로폼이나 라면상자에 담은 후 밀폐시켰다.
자연 효모와 수분 가두기를 위해서다.
이렇게 1 주일을 보낸 후 수분 제거에 또 1 주일을 경과시키고 다음 1 주일은 햇볕에 정말 건조하면 누룩 만들기가 완성된다.
이른바 누룩 제조의 '7.7.7법칙'이다
이 누룩은 바로 술 빚기에 사용할 수가 없는데 완전 건조된 누룩은 다시 밤톨만한 크기로 잘게 부순 후 낮에는 양지에서 말리고 밤에는 이슬을 맞히는 수치법제 과정을 거쳐야 비로서 술빗기에 쓸 수 있게 된다.
누룩 성형 후 약 6개월 정도 숙성시켜야 한다.
전통주 술 빗기는 친환경의 대표적인 '슬로 푸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