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막바지에 단비가 내린다.
추수가 끝난 들녘에도 단풍이 든 단감 밭에도
주룩주룩
가을비가 내린다.
격주 간격으로 찾아가는 북면 마금산 온천장에도 어김없이 가을비가 내리는데 찾아오신 손님들이 너무 많다.
따뜻한 온천욕을 느긋하게 즐기기는 이미 물 건너갔다.
꿩 대신 닭!
여기까지 온 김에 발길을 돌려 족욕체험장을 찾아보니 여기도 나란히 줄지어 앉으신 어르신들이 여러분 계신다.
족욕 온천물 온도는 42도.
가을비 속에 으슬으슬한 목덜미가 온천물에 발을 담그자마자 온몸이 덥혀지기 시작한다.
발바닥에서 머리끝까지 더운 기가 빠르게 올라온다.
족욕장 처 마안으로 들이치는 가을비도 차갑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금방 덮여진다.
남녘의 산천은 가뭄피해가 없으나 중부 서해안과 강원도 들녘에는 분명 단비일 것이고 이번 가을비가 가뭄 해갈에는 턱도 없다는 언론보도를 보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생각 같아서는 가을비가 한 보람도 더 넘게 내렸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