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삶터,쉼터

제비꽃과 봉사꽃

왼다리베드로 2016. 4. 10. 05:44

 

 

 

 

 

 

 

 

떠나가는 봄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소나무 순집기를 하던 중 쑥 더미 속에서 핀 제비꽃 무리에 시선을 뺏겨 그 앞에 엎어진 듯 주저앉아 한참 동안 놀았다.

 

한 두송이 흩어져서 핀 제비꽃은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씨 바가지를 소복하게 한자리에 부어 놓은 듯 핀 제비꽃은 차음이다.

나무 그늘 밑에서 몇 해 동안 반복해서 피고 지면서 불어난 제비꽃 식구들 앞에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으로 위쪽에서 보기도 하고 옆에서도 보면서 앙증맞게 연출된 자줏빛 꽃들과 오랫동안 놀았다.

 

정반대의 진홍색 꽃나무도 지금이 한창이다.

촌에서 자란 우리집 동업자는 '봉사꽃'으로 부르는 명자나무 '흑광'이라는 품종이다.

 

봉사꽃이라고 불리우는 사연을 추측해 보면 진홍색 꽃의 색갈이 너무 선명하고 진해서 꽃을 들여다보면 치명적이고 고혹적인 붉은 그 꽃색에 취하여 가까이 가까이 꽃 앞으로 더 다가 가 지는데 정말로 치명적인 진실은 명자나무에는 탱자나무만큼 길고 날카로운 가시를 비수처럼 몸에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꾸 가까이 다가 가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이쁜 꽃인 것이다.

 

꼭 가까이 다가가서 봐야 하는 예쁜 꽃들이 있는 반면에 멀리서 감상해야 하는 꽃나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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