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삶터,쉼터

찔레꽃

왼다리베드로 2017. 5. 7. 20:21

 

 

 

 

 

 

 

 

 

 

짧은 봄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찔레꽃이 피고 있다.

 

산과 들의 양지바른 물가에 가면 어김없이 찔레를 만날 수 있고 땅 위에 바짝 엎드려 번식하는 찔레 줄기는 낫질을 하는 농부의 팔목이나 발목 정강이 언저리를 할퀴기 일수지만 지금쯤 늦봄이면 어김없이 노란 수술을 곧추세워 하얀 꽃잎이 활짝 핀다.

 

찔레꽃이 피기 시작하면 동네모퉁이 길너머에서도 찔레 향을 알아볼 수 있고 밭두렁 옆의 웅덩이가에 웅크리고 있는 하얀 꽃도 폈음을 눈치챌 수 있는데 이 알듯 모를 듯 한 순박한 향기는 언제나 보고 싶은 사람이 생각나게 하는 그런 애처롭고도 익숙한 냄새다.

 

작정한 것은 아니지만 농원 이곳 저곳에서 굵은 줄기를 가진 찔레 여러 포기를 한 다발로 묶어 연못 입구에 모아 세워 심었는데 이제는 제법 싱싱한 가지를 사방으로 뻗친 가지를 벌리고 꽃봉오리가 소담하게 달려 꽃이 피기 시작한 것이다.

 

하얀 찔레꽃 다발이 어우러진 연못앞 소나무 그늘막에서 봄바람에 실린 찔레 향을 음미하면서 세상을 버리신 부모님, 몹쓸 병에 몇 년 전 갑자기 죽은 여동생, 어릴 때 헤어진 동네 친구들,,, 이것저것을 생각하며 두어 시간을 그냥 놀았다.

 

찔레꽃이 '노스텔지어'를 부르게 하는 그런 꽃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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