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과 연꽃

연근캐는 사람들

왼다리베드로 2017. 7. 31. 11:37

 

 

 

 

 

 

 

 

 

 

 

 

 

 

장마 속 가뭄 때문에 스프링클러를 뿜어주려고 이른 새벽에 농원으로 가던 중 한 무리의 사람들이 연밭에서 굴착기까지 동원되어 작업 중이다.

아직 연잎 달린 연줄기가 싱싱하고 분홍 연꽃이 이쁘게 흔들거리는데 연근 캐기에는 때가 일러도 너무 이른 감이 있어 가던 길을 멈추어 섰다.

 

연근 수확은 늦가을 무렵 연잎의 새파란 영양분이 연줄기로 다 내려가면 색깔은 갈변되고 종잇장 보다도 더 가벼워지며 연밥 역시 고개가 꺾여 씨앗이 연못속으로 흘러버린 후 빈 쭉정이는 고장난 마이크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모습으로 모가지가 꺾여져 가을바람에 흔들거릴 때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벼 수확도 끝나면 인력품을 구하기 쉽거니와 연밭의 거추장스러운 억센 연잎 같은 지장물이 정말 정리된 늦가을부터 다음 해 해동이 되는 초봄 까지가 연근 수확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아직 한여름이면 연 농사의 절정기라서 다소 생뚱맞기까지 한 연근 수확이 궁금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새벽밥을 드시고 한창 작업 중이신 분들께 여쭈어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다소 이른 연근 수확의 사유를 추론해 보면 단 두 가지뿐이다.

연근은 저장관리가 매우 어려운 식재료여서 수급이 원활하지 못할 수 있어 현재의 연근 공급 부족으로 다소 덜 여문 연근을 미리 캐어 좋은 값으로 수매하려고 하는 경우와 현 농지를 다른 목적으로 이용할 목적으로 반타작으로 손실을 보면서 수확할 경우 둘 뿐이다.

 

그나저나 국도변의 연밭에서 검푸른 연잎의 흔들거림이나 분홍색의 화사한 연꽃을 내일부터는 볼 수가 없음이 다만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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